Thursday, June 22, 2006

태극전사 "흰 유니폼은 길조"

[한국일보 2006.06.23 01:58:54]

“빨간색만 보면 절로 힘이 납니다.”
24일 스위스전을 준비하는 축구대표팀 서포터스인 붉은 악마는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대회 규정상 원정팀으로 분류된 한국 대표팀은 특유의 붉은 유니폼을 벗고 위아래 하얀 유니폼을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홈팀으로 분류된 스위스 선수들의 유니폼이 위아래 붉은색인데다가, 스위스 응원단 대부분도 붉은 색으로 맞춰 입고 붉은 스위스 국기를 마구 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붉은 악마들까지 붉은 옷을 입고 나갔다가는 하노버 월드컵스타디움이 온통 붉은 색으로 덮인 상황에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만이 하얀 색 옷을 입고 외롭게 싸워야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붉은 악마들은 더 이상 불안해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이운재 선수를 비롯한 한국 선수들은 “붉은 색을 보면 오히려 더 힘이 나기 때문에 유니폼 색은 아무런 문제가 아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 게다가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하얀 유니폼을 입었을 때 오히려 경기장을 펄펄 날며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태극 전사들은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부터 8강전까지 하얀 유니폼을 입었다. 성적은 3승. 강호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로 누르며 4강에 올랐다.

반면 붉은 유니폼을 입은 경기에서는 1승1무2패를 기록했다. 앞서 94년 미국월드컵에서도 흰 유니폼을 입은 태극 전사들은 스페인을 만나 2-2 극적인 무승부를 만들어 냈다.

붉은 악마는 승리를 기원하는 문구를 담은 통천이라도 하얀색으로 바꿀 예정이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옷을 굳이 바꿔 입지 않더라도, 경기장에 중단 없이 울려 퍼질 “대~한민국” 구호와 북소리만으로 한국 대표팀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든든할 것이기 때문이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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